2017년 마지막 저녁. 수원 형 집으로 수육 먹으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끄적끄적.

비주류로 살아간다는 것.

한 해가 저물어간다. 어렸을 땐 딱히 어떤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 가끔 되돌아보며 멋진 어른일까 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그럼 어떤 사람이 멋진 어른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독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하나씩 답을 찾아갔다.

표면적, 물질적 행복은 언젠가는 벗겨지고 소멸할 거라 믿기에(사실 내가 달성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기보다 다른 곳에서 즐거움을 찾아오면서 주류사회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다행인 건 사회성이 조금이라도 있어 너드(Nerd)꼴은 면한 점?

그러면서 원하던 게 몇 가지 있었다. 경제적 자유, 지적 호기심, 그리고 흔히 말해서 꼰대, 나쁜 사람이 되지않기. 시간이 쌓일수록 답변이 명확해지지만, 그 답변이 누구에게는 소신인지 아집인지, 충고인지 참견인지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려왔다.

그대가 아는 것만큼 난 좋은 애가 아니에요
나쁜 생각도 잘하고 속으로 욕도 가끔 해요
웃는 내 모습이 좋다면 슬픈 나도 좋아해 줘요
-치즈(CHEEZE), 퇴근 시간-

그렇다, 어떻게 항상 좋을 수 있을까. 추함과 더러움을 일정 부분 가진 게 인간이고 그게 나인데. 그럼에도 어느 정해진 직선과의 거리가 0으로 수렴해가는 점근선처럼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밝은 점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상에서 조금씩 싫어하고, 어두운 점도 나를 이루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이런 잡초 같은 것들을 방치하기 보다는 직면하여 조금씩 뽁뽁 뽑아내고 싶다.

뭔가 바쁘고 통장잔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가슴 아픈 한 해였다. 그래도 그 돈은 돌아올 것이고 앞으로 더욱 모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통장잔고만큼 지적 교양이 덩달아 쌓이는 내년을 보내는 나 자신이 바라며. 수육에 소주 한 잔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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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화, 신파극을 들어내니 선명해진 한 사람의 고민, 책임감, 그리고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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