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쿠바여행기

삶의 무거움 2018. 10. 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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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기

연일 이어진 폭염이 서서히 물어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을 9월 초, 나는 쿠바행 비행기에 올랐다.

많고 많은 나라증에 왜 쿠바였을까. 나도 모르겠다 그냥 하루라도 빨리 가고싶었다. 살다가 보면 그런게 있지 않나 그냥 끌리고 재밌는데 정작 이유를 말하라 하면 설명할 수 없는. 쿠바가 그런것 같다. 암튼 난 쿠바가 가고 싶었고 쿠바를 다녀왔다.


여행 계획을 짜기란 참 고되다. 누군가에겐 기쁨이 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노동처럼 느껴진다. 그냥 떠나고는 싶지만 준비없이 떠나기엔 불안한 이중 감정, 난 정말 이상하다. 비행 티켓을 끊고 나름 하고 있다는 표징을 나타내고 싶었는지 두 권의 가이드 북을 샀다. ‘론니플래닛’, 그리고 ‘이지쿠바’. 인터넷 블로그, 카페를 오가면서 나름 스케줄을 그렸고 나름 뿌뜻해 했던 나.


출발은 어려웠다. 캐나다 경유에도 비자(eTA)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오전에 알아 부랴부랴 신청했으나 승인이 안나 출국을 못했을 뻔했다. 공항가는 길은 누구나 설레였으나 그날 나에게는 정말 지옥 같았다. 자책과 조바심을 동시에 느끼면서 인터넷 새로고침 무한반복. 다행히 승인은 났고 제 시간에 비행기에 올랐다.


여행은 아바나 2일-트리니다드 2일-바라데로1일-아바나1일 이렇게 다녔다. 수도 아바나 첫 인상은 복잡하고 지긋했으나 지내다보면 정드는 뭔가 묘한 곳. 트리니다드는 따각따각 말발굽 소리와 다양한 색깔이 풍부한 곳. 바라데로는 푸른 바다?, 사실 이곳은 올인클루시브 호텔로 쉬러간 곳이라. 암튼 이렇게 다녀봤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 지겨웠던 딱시(taxi), 치노 흥정 소리가 지겨웠지만 떠날 즈음에는 이런 것 조차 익숙하고 정겨워졌다. 자본주의에 익숙한 나에게 뭔가 얻을려고 하기보다 내려놓으니 보였던 풍요로움을 알려줬고, 진정 아날로그와 유기농, 그리고 흥겨운 자급자족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쿠바였다. 아직까지 쿠바가 아른아른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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