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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2

엄마, 마지막 통화

1월 초 엄마 기일이 지나가면서 2013년 적어던 글을 다시 꺼내본다. 그래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서 지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통장으로 용돈을 받았다. 2003년 1월, 유독 추웠던 그날은 용돈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오전부터 잔액확인을 했지만, 통장에 입금내역은 없었다.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보채다가 기어이 짜증을 부린다. 엄마는 오히려 나를 다독이고 바로 보내준다고 하였다.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 입이 미안함을 표시하기에 철이 덜 들었다. 그것이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어렸을 적, 나는 엄마의 허벅지에 파묻혀서 엄마가 내 귀지를 파주는 것을 좋아했다. 약간 따끔거리지만 귀 안의 이물질이 제거되는 느..

일상의 흔적 2023.03.21

엄마, 마지막 통화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서 지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통장으로 용돈을 받았다. 2003년 1월, 유독 추웠던 그날은 용돈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오전부터 잔액확인을 했지만, 통장에 입금내역은 없었다. 나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보채다가 기어이 짜증을 부린다. 엄마는 오히려 나를 다독이고 바로 보내준다고 하였다.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 입이 미안함을 표시하기에 철이 덜 들었다. 그것이 엄마의 마지막 목소리였다.어렸을 적, 나는 엄마의 허벅지에 파묻혀서 엄마가 내 귀지를 파주는 것을 좋아했다. 약간 따끔거리지만 귀 안의 이물질이 제거되는 느낌이 좋았고 무엇보다 파묻힐 때 느껴지는 엄마의 따뜻한 촉감이 좋았다. 하지만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엄마를 멀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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